4월, 꽃지랄 / 성백군
4월은
봄이라지만 잔인한 달
피는 꽃보다 지는 꽃이 더 많습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한 일주일
구토에, 뱃멀미 어지럼증에 비틀거리다가
또 열흘, 지독한 변비에 대변도 못 보고
결국, 수술하여 쓸개에 생긴 결석을 제거한 후에야
겨우 살았습니다만
아직 옆구리에 쓸개 속의 오물을 빼내느라 물통을 차고 다닙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아픈 아내가 나만 의지하고 지내다가
내가 아프니까 어찌할 줄 몰라 벌벌 떨기만 합니다
하도 안타까워 안아 주었더니
아내의 눈물이 내 가슴을 적시고
내 눈물이 아내의 머리칼을 씻깁니다
주님, 여기가 끝이면
낙화가 됩니다. 소속도 모르는 꽃 지랄이지요
고통을 통하여 당신의 섭리를 알았사오니
당신의 은혜 아래 살게 하옵소서
내 남은 생을 한 번 더 거듭나게 하여 주시고
사랑으로 채워주시옵소서
1309 - 0502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