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 성백군
8월 폭염에
지친 바람이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문지방을 넘는다
아무리 그래도 꼬리는 꼬리여
바람의 뜀박질이 그리운 내가
바람이 나서 바람을 찾아간 곳
호숫가 언덕 위 버드나무 밑에는
긴 벤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앉아 있으면 소매를 들치고
누우면 바짓가랑이를 파고드는 바람
‘시원하다’ 하였더니
어느새 오수, 깨어보니 해거럼입니다
혼날까 봐
서둘러 집에 왔는데
그새 아이들이 와서 에어컨을 설치했다고
방 안 공기가 느긋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