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파리 / 성백군
부엌에서
된장국을 끓이는데
날파리 한 마리 성가시게 달려든다
시퍼런 요리칼로
여포처럼 칼춤을 추는데도
그 작고 여린 놈이 베이지를 않는다
하찮다고
‘까짓 놈’ 하며 그대로 두고
평생을 살았더니만
늘그막에 스토크가 되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번식을 했는지
이제는 손바닥으로 쳐도 쳐도
끝없이 달려든다
아예, 같이 살잔다
미생물과 함께 병균과 함께
게으름, 나약, 무능, 무지가
내 여생을 저당 잡고 이자까지 붙여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