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8 13:27

거룩한 부자

조회 수 1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거룩한 부자 / 성백군

 

 

늙은 노숙자

공원 의자에 앉아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언제 왔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금방

온갖 종류의 새들 빼곡하다

어깨에도 앉고 무릎에도 앉고

 

더러는

얻어먹는 주제에

새 먹이가 웬 말이냐는 생각도 들고

친구 하나 없으면서

새와 사귀어 무엇하자는 것이냐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언제 대가를 바라고 한 짓이 든가

인류 역사상

새에게 은혜를 입고자 하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이런 말 안 한다

 

먹이 떨어지자

새들 날아가 버리고 노숙자도

떠나고

그가 앉았던 빈 의자에는

햇볕이 모여들어 오글오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02 우리 모두가 기쁘고, 행복하니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7 74
1701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7.15 132
1700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03 171
1699 우듬지 나뭇잎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4.14 132
1698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泌縡 2021.02.28 205
1697 시조 용궁중학교 친구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06 111
1696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336
1695 외연外緣 file 유성룡 2006.08.06 210
1694 외로운 가로등 강민경 2014.08.23 466
1693 외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04 195
1692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12
1691 외눈박이 해와 달/강민경 강민경 2019.04.01 85
1690 왜 화부터 내지요 강민경 2019.12.28 160
1689 왜 이렇게 늙었어 1 강민경 2019.12.17 118
1688 왕벌에게 차이다 성백군 2012.06.03 217
1687 와이키키 잡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15 100
1686 옹이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25 127
1685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59
1684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98
1683 올란드 고추 잠자리 김사빈 2008.01.21 416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