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수프
오연희
한국서 온 친구와
바다 곁 노란 집에 갔다
토마토 수프 한 술 뜨다 말고
이국적이지? 노을.
뜬금없는 친구의 자문자답에 순간
둘 사이 전류가 다시 흐르고
각자 걸어 왔던 길로 여행을 떠난다
아픔과 기쁨이 뭉텅뭉텅 구분 지어져 한 줄에 꿰어지고
베어 먹을수록 더 늘어나고 더 사무치는 순간들
꿈에도 그립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데
의견 일치
벌겋게 달아오른 노을 한 덩이 풍덩 녹여 만든
뜨끈한 토마토 수프 한 컵으로
지금이 좋다,에
정점을 찍다
2016년 심상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