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호 호수에 내라는 겨울 황혼
2017.01.05 16:14
Lake Tahoe에 내리는 황혼이 눈부시다/사진 작가처럼 내가 사진을 잘 찍었다. ㅎ ㅎ ㅎ......
타호 호수에 내리는 겨울 황혼
태고의 설경인가 보다
눈부신 산들이 병풍으로 둘러섰다
남빛 겨울 호수는 산 뿌리를 끌어안고 바람에 운다
기러기들은 떼 지어 청자빛 하늘을 유유히 날으며
아직 타는 단풍인가
붉은 노을을 향해 몸을 사른다
시리도록 서늘한 겨울 호수에 노을빛이 침묵한다
열대어처럼 곱게 물든 고기 떼가 군무를 벌인다
칼바람이 나의 뺨을 에이며 스쳐 가도
신비에 가득 찬 타호 호수의 절경이 나를 사로잡아
황혼의 깊은 침묵으로 몰입하는 이 무아경
붉은 해가 눈꺼풀을 덮고 타호호수에 깃 든 어둠 속에
두고두고 잔잔하게 출렁이는 물결이 혼불로 타올라
로렐라이 인어처럼 나를 유혹한다
너 속에 헤엄치며 너의 전라(全裸)를 바라보는 이 황홀 함
꿈속에서 깨어나도 내 앞에 환영처럼 아른거린다.
댓글 3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0 | 군중 속의 고독 | 김수영 | 2012.01.24 | 551 |
259 | 추억의 손수건 | 김수영 | 2012.01.25 | 679 |
258 | 막다른 골목 | 김수영 | 2012.02.01 | 558 |
257 | 더 좋아 | 김수영 | 2012.02.22 | 495 |
256 | 편지 | 김수영 | 2012.02.28 | 546 |
255 | 이외수 씨를 만나다/엣세이 집 '하악 하악'을 읽고 | 김수영 | 2012.03.01 | 509 |
254 | 여행 | 김수영 | 2012.03.06 | 477 |
253 | 봄이 오는 소리 | 김수영 | 2012.03.10 | 546 |
252 | 봄비 | 김수영 | 2012.03.26 | 587 |
251 | 제주도 주상절리대를 바라보며 | 김수영 | 2012.03.27 | 631 |
250 | 민들레 | 김수영 | 2012.03.30 | 613 |
249 | 부활하신 주님 | 김수영 | 2012.04.07 | 523 |
248 | 커피향이 가을바람을 타고... | 김수영 | 2012.04.13 | 592 |
247 | 고운 말 미운 말 | 김수영 | 2012.04.19 | 661 |
246 | In remembrance of Dr. Schofield with the Edelweiss flower | 김수영 | 2012.05.24 | 472 |
245 | 디딤돌과 걸림돌 | 김수영 | 2012.06.19 | 507 |
244 |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 김수영 | 2012.07.07 | 619 |
243 | 추석 | 김수영 | 2012.09.28 | 490 |
242 | 이웃사촌 | 김수영 | 2012.10.08 | 439 |
241 | 불쌍한 도둑고양이 | 김수영 | 2012.11.11 | 371 |
몇 년 전에 써 두었던 시를 우연히 발견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너무 기뻐 이곳에 올려 봅니다. 사진도 잘 나와서 황홀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