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시 쓰기
비 내리는 창밖 물끄러미 바라보던
조그만 남자아이
‘꽃이 샤워하네…’
중얼대는 혼잣말
창 안과 밖이 한세상인 아이의 눈은
맑은
시 한 편
우리
가슴에 흐르는 말
몇 줄기는
맑은 시냇물 소리로 흘러들긴 하지
다 흘려보내고서야
물결 같은 반짝임
신기루로 남는
단비 같은 사랑
그저 안타까이 돌아보지
오늘
그대와 나
창 안과 밖 어디쯤 서 있는지
창문 꼭꼭 걸어 잠그고
빗소리 보다
더 큰 소리로
울부짖는
불통
한 세상 되는 것이 요원하다면
사랑 시 쓰는 일 또한
아득한 길이겠네
미주시학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