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아는가 / 임영준

by 김연실 posted Feb 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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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럽다
  이 나라 백성인 것이
  
  여린 몸 뜨거운 피
  목청이 다 터졌으리라
  
  어느새
  팔십여 년이 어느새
  잊혀진 세월이 되고
  
  우리는
  아니 어쩌면 나만이
  망자들의 원망을 듣고 있으리라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너와 나
  국가와 이데올로기
  애국과 시오니즘
  누가 큰 소리 칠 수 있을까
  
  오늘도
  세상을 다시 연
  그들의 오늘도
  이 땅은
  흥청 망청 여념이 없다
  
  저 세상에서
  그들을 만나면
  나는 감히 말하리라
  숭고했던 열정,희생이
  수포가 되었노라고
  
  찢어진 나라
  그것으로 흥정하는
  열강
  그 틈새에서
  치부하고 득세하는 자들
  
  그냥 편안히
  옆집 누나로
  이웃집 아저씨로
  친일이라 욕을 먹더라도
  제 가족만 안녕히
  그렇게 천수를 누릴 것이지
  이 배은 망덕한
  후자들을
  어찌 생각해 주었나
  
  지금
  빌붙었던 자들의 자식들은
  호사하고
  그들이 남기고 간
  알토란 아이들은
  척박한 세상에 버려졌거나
  지긋지긋한 가난을 세습하고
  자존심에 금을 그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님들을 떠올리며
  곡기를 끊고
  옷깃을 여미고
  눈물을 흘리리라
  
  싸구려 감상에 젖어
  젊음을 낭비하고
  사욕만을 채우기 위해
  지내온 자로써
  더 이상
  무슨 말을 할까마는
  
  벼룩의 낯짝으로
  그들을 아쉬워하며
  이 한심한 나라의
  백성된 자의 하나로
  크게 외친다
  바로 잡자
  바로 세우자
  진정한 대한민국이 되자
  
  그러면서도 두려워진다
  그들의 바램이 바래버리는 날
  지구상에서
  이 나라가 혹시
  사라져 버리지나 않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