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3 05:06
주인 댁은 아주 넓고 근사한 저택 이었습니다. 주인은 우리를 위하여 마당 한 쪽에 큰 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마당에는 두 마리의 큰 개도 있었습니다.
나는 하얀 닭 예삐입니다. 4개월 전에 나와 구삐는 아주 작은 병아리로 지금의 주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구삐는 검은 색 털을 가진 big polish종 입니다. 얼굴에는 둥글게 흰 털이 감싸고 있습니다. 작지만 아주 활발하게 날개 짓을 합니다. 나는 노란 털을 가진 silky라는 아주 예쁜 병아리 입니다. 다리에는 온통 부숭 부숭 하얀 털이 나있고, 얼굴에는 눈이 안 보일 정도로 털이 덮여 있어 부리만 겨우 보일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손이 많이 가는 종류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작은 상자 안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주인은 매일 정성으로 우리를 키웠습니다. 물도 갈아주고, 채소도 썰어주고, 좁쌀도 밥 그릇에 가득씩 담아 주었습니다. 바닥이 더러워지기가 무섭게 깔개를 갈아 주었습니다. 가끔씩 사무실 밖에 데리고 나가 햇볓을 쪼이게 해 주었습니다. 나는 햇볕에 나가면 옆으로 척 드러 누워 날개를 넓게 폈습니다. 습기도 없애고 따뜻함을 내 몸속에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지나는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우리를 뺑 둘러 싸고 사진도 찍으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신기해 하고, 어디서 났느냐 묻고 만져 보고 싶어했습니다. 주인은 자랑 하며 열심히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커져서 상자에는 더 이상 있을수가 없었습니다. 자꾸 날개를 펴고 날아 오르고 싶어졌습니다. 상자 위를 노려 보다가 힘을 다해 오르는 시도를 했습니다. 조금씩 높이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당이 넓은 주인의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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