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회색빛 무게가 앞을 가리고 그 빛갈을 벗기면 말갛게 떠 오를 눈부신 황금빛 햇살을 안고 아침은 축복을 향한 서곡을 연주하지. 마음보다도 더 먼 느낌만으론 부족한 손짓을 따라 아침은 달려가고. 창을 열면 안개처럼 눈비 섞인 새벽 공기가 상쾌한 슬픔을 몰고 온다. 어디다 풀어놓을 곳 없는 얼굴 하나가 바람에 밀려가는 안개 속에 신음 같은 여운을 남기며 오늘도 날개 깃을 펄럭인다. 아직은 닫아 버릴 수 없는 창 앞에서 마지막 진실 같은 고운 순정으로 해맑은 웃음소리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