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에 두 사람/강민경 바람에 휘청 거리 듯 구부정한 허리의 키 큰 사람 생각에 잠기어 땅을 본다 높은 하늘만 보고 싶은 키 작은 사람 햇살에 부신 눈 뜨며 애 끓인다. 높은 하늘이 좋던 사람 낮은 땅이 편하던 사람 내 안에도 여럿 있었다. 거널목에서 파란 신호등 기다리는 두 사람을 보며 길 건너면 어느 쪽으로 갈까? 날마다 등 떠미는 바람 어르고 달래어 날카로운 모서리 둥글린 내 지난 날에 엉기어 쫄레 쫄레 따라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