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도 처음엔/강민경 한시절 환하게 어둠을 밝히며 하늘로 치닫던 모닥불도 처음에는 눈시울 짓물리는 매운연기 길게 땅으로 내려 깔았다 그 고비를 넘기고 나서야 죽음이든 광명이든 가슴에 고인 버 - 얼건 불꽃 내 품지 못한 마음 하나까지 태우고 마는데 한평생 붉게 태운 심원(深遠)으로 도 부족 했는지, 아침 해를 맞이해서 뭉그적뭉그적 매운연기 거둬 낸 새날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