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구두/강민경

by 강민경 posted May 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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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구두/강민경
                                      

봄꽃 털어낸 오월 나무 푸른 숲으로 치솟듯
나도
이제
굽 달린 나의 구두를 신어야겠다

엄동설한 내내
신장 안에서 움츠리기만 한
나를 밖으로 불러내는데
불편한 내 허리 통증처럼
저도 아팠다고
밑창을 벌떡 일으켜 도르르 말고 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초청장을 받고도 응얼응얼 앓는 소리를 낼까
기쁨인양, 원망인양, 엄살인 양,
주춤주춤 내게로 와 팔짱을 낀다

허리를 펴고, 똑바로 서서
서로 확인했다고
봄꽃 털어낸 오월 나무 푸름처럼
남의 구두는 맞지 않았다고
내 구두가 나를 껴안고 보라는 듯
으스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