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남긴 참말은

by 강민경 posted Jun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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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남긴 참말은/강민경

 

 

차창 밖 길가에 새가 죽어있다

날개는 있는데 날지 못하는 그

날개는 없는데 달리는 나

그의 죽음을 보자마자

길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서둘러 달리는 차량처럼

앞만 보고 질주하던 나는

내게로 난 길을 돌아

내가 태어난 집 안으로 들며

안도한다

 

좀 전에 본 죽은 새를 잊으려고

나의 죽음은 묻지도 않는데

질긴 세상은 소리소문없이

내가 끌어안고 달려온 하늘과 길과

들의 풀과 나무들을 풀어

에둘러  

새겨준 한 마디 참말에는

 

차창 너머로 보았던 죽은 새의 날개는

누군가가 태어날 때 본 일이 없었지만

자연스레 접목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당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