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 대한 정의/강민경
가뭄 반대편은 장마 장마의 반대편은 가뭄
어제는 가뭄, 오늘은 장마
목이 타고 질퍽거린다
줄다리기 하는 양쪽은,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부당성! 아니면 타당성 일터
세상 인심도 이런 것 아닌가!
가령, 나를 지운 세상만 존재한다면
가령, 세상을 지우고 나먼 존재한다면
하루와 하루는 하루일 뿐
내가, 세상을 동반하므로 세상이 있고
세상이, 나를 동반하므로 나도 있다
가뭄이 숨통을 조이고
장마가 목숨을 위협하면
우리는 살려고 눈물을 쏟아낸다. 그런데
눈물의 원소는 물
가뭄의 반대편도, 장마의 반대편도
속성은 물이므로 둘은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