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과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Jun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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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과 / 성백군

                    

뒤란 나무 밑에 잘 익은 망고 서넛

깨진 틈 사이로 아픔이 새어 나와

바람에 씻으며 눈물 말리다가

거역할 수 없는 삶

슬픔마저 접고 나니 티 없이 맑아서

착하고 순하게 땅 위에 누워있다

 

나무에 달렸을 때는 땅만 보고 살았는데

땅 위에 누워보니 하늘도 보이더라며

개미 진드기, 이름없는 풀벌레들에게

제 몸 먹이로 내어 주고

껍질만 남았다

 

아깝다.

목숨의 끝자리가 너무 값져

미처 먹어 보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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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공양(消身供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