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좋다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Nov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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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서 좋다 / 성백군

 

 

화장실 흰 타일 바닥에

움직이는 작은 점들

하나,

 

개미, 바퀴벌레,

무엇이든 상관없다

저들의 생살여탈권은 내 마음에

달렸으니까

 

이리, 저리

길을 찾아 없는 길을

더듬는 저것들은 알까

내가 저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몰라서 좋다

알았다면 움츠러들었을 텐데

나도 몰라서

지금까지 열심히 산 것 아닐까?

 

섰다 저 벌레들

나도 서진다

괜히 두리번거리면서 조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