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정밭
옹벽擁壁도 금이 갔고 집은 반쯤 기울어져
내부수리에 들어간 녹아 난 가슴이다
아픈곳 제대로 짚어도 거푸집 차양 치고
어둠의 덫을 열어 몇 점 얼룩만 남겨지길
화전민 터 찾아 나선, 새 터에 집 짓는 일
뒤꿈치 발 시리다고 앙탈부리는 나를 본다
내려놓고 비운 삶 어둠을 걷고 나와
아픈 내부 지켜보다 빈 가지로 올랐지만
목숨은 어디에서나 용수철로 사는 거다
갈퀴 손 훈장으로 햇빛으로 쏟아진 날
묵정밭 일구어서 씨 뿌리고 모종하자
바람도 멈춘 시간 깨워 태엽을 감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