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雨水) / 성백군
이 비 그치면
코로나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봄은 절망하지 않는다
땅을 두드리고
나목을 흔들어 깨우는 저 빗방울의
열심을 보아라
대지(大地)가 문을 열고
초목이 햇빛을 빨며 화장을 하는데
사람만 모른 체할 수 없는 일
코로나에 걸린 사람보다는
안 걸린 사람이 훨씬 많다고
봄은 천연스럽게 다가와 나를 유혹하는데
언제까지, 코로나 탓만 하며
오는 봄을 외면할 건가
당신은 우수(雨水)다.
산모, 마스크를 벗기고
들판을 뛰어다니는 신기(新氣)가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