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연 팔당공원 / 천숙녀
마음 가는 곳 따라 걸음 걷고 싶은 날
가려운 곳 긁어주던 그 손길 그리워져
달렸다 자하연 팔당 공원묘지 추모공원에
“주님의 은혜가 내게 차고 넘쳤나이다”
1917년 12월 2일생 –1994년 11월29일 소천
어머니 최봉자의 묘 결빙結氷 녹여 주셨다
어머니 떠나신지 이십 오년 지난세월
단 한시도 잊은 날 없어 늘 곁에 머무시며
휘모리 뛰던 가슴도 꾹 눌러 도닥여 주신
엉클진 마음 밭에 촉진제를 뿌려주고
몸 눕히는 강줄기로 혀끝의 독毒을 풀어
생채기 남긴 가슴을 말갛게 우려 주시던
내 삶이 각박하여 결結 삭아 무너질 때
어머니 묘소 앞에 옥죄던 손 풀고 나면
물관에 눈 귀 씻듯이 늦가을이 여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