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화 可支花 / 천숙녀
수백 마리의 새끼와 어미 모두 어디로 갔을까
마구잡이 사륙 질에 숨 멎었다 전멸이다
내 살점 갈기로 찢겨 기름으로 비료 되고
무궁화 꽃 산천을 덮어 민족의 정기 지켜오듯
혼魂뺏긴 거죽으로 박물관에 박제지만
강치는 바위에 올라 목 쭉 빼고 손사래다
삼천리 칠보아사달 받들어온 하얀 나라
강토에 뿌려진 혈(血 )강치들의 혼(魂)이었다
검붉게 남은 한 방울도 이 땅위에 뿌렸다
첫 해맞이 일번지에 아사달 홑겹 탐방 왔다
짙푸른 물길 펼쳐 앉아 쉴 곳 가제바위
홑꽃을 겹겹이 포개 가지화로 환 하구나
저기보아 강치다 수년 만에 살아왔어
숲 우거진 독도에 술래 잡는 강치들
물골 앞 가제바위에 칠보아사달 만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