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실차 >
어느 귀한 분이
아주 귀한 거라며
근사하게 생긴 일 갤런짜리 병
매실액 한 병을 주시더라구
냉장고에 넣어 놓고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꺼내
그 향에 취하고
그 맛에 흥겨워 했소
형용할 수 없는
새콤 달콤한 맛이며
따스한 김으로 스며 오르는
어느 것으로도 흉내낼 수 없는
매실차 그 근사한 향기
햐, 이런 세상이 있다니
아끼고 아끼다가 아주 오랜만에
오늘 그 호사를 다시 누리려
모처럼 아깝지 않게 큰 잔 마련하고
리클라이너에 앉았는데
그 다음은 나도 몰라
그저 하늘이 뱅뱅 돌더라구
아이고 무셔라, 매실 엑기스
난생 처음 겪는 세상
하늘만 좀 얌전히 있어 주면
다시 큰 잔에 받쳐 들고
리클라이너에 또 앉고 싶구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