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배우네 >
몇 달 전부터
오른 쪽 두 시 방향에
대낮에도 모기가 윙윙거려
덥썩 잡으려 손을 뻗치곤 했는데
알고 보니 눈 깜박일 때마다 계속이네
한 마리도 성가신데
몇 주 지나니 여러 마리로 늘고
아예 모기 놀이터가 되었네
나 원 참, 난감해서
최장로한테 얘길 했더니
껄껄 웃으며, 자기는 오래됐대나?
있다가 없다가 하며
잘 하면 낫기도 한다네
좋은 약 있다며 가르쳐주기도 하고
걱정이 좀 누그러지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찜찜해서 의사를 봤더니만
별 방법이 없대요, 그냥 받아들이라누만
그러다 나을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 말래요
이런 무책임한 전문가라니, 그럴려면 도시 뭣 하러
돈 들여 그런 어려운 공부하고 자격증까지 땄노
밤에 잠 안 올 때마다 일어나
신문 읽던 버릇 고치고
눈한테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 잊지 않고 살겠다 다짐하고
다행히 한 마리로 줄었네 그려
그 한 마리는 이제 신경 안쓰고
같이 사는 법도 터득하고
맑고 투명하고 깨끗한 시야가
당연한 것인 줄 알았더랬는데
그게 복이었더라구
또 배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