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하 >
이 사람아, 방하네
잎이랑 꽃잎이 한국 토종은 아니네만 해도
그래도 방하 같으이
객지 와서 바뀐 게지, 살다 보니
잎을 따서 개박하 사촌 냄새 나나 보시게
된장 찌개나 부침개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을
난 알지 못한다네
이게 최고야
좀 철 늦었네만, 번거롭다 말고
꽃송이 목 부분을 잘라서
끓는 물에 30초 정도 데치고
찹쌀풀을 입혀 말리시게나
잘 갈무리해 뒀다가
꼭 나 같은 귀한 손님 왔을 때
살짝 튀겨 내면
기가막힌 올개닉 특식이 될 게야
오래 전에 오클라호마 살 적에
옛 시절이 하도 그리워
한국 가서 문익점 흉내를 냈댔지
이사하는 바람에 생이별을 했지만
솔바람에 어디선가
향긋한 방하향이 날려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