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한 없이 살자구 >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소.
젊은 여인네가 울먹이며 하는 말
아주 간곡히 기도드리고
인터넷 써핑을 하다가 날 찾았다는 구먼
가슴 찡하네
누굴 위해 자리를 찾느냐니까
자기 본인이래요, 기가 막혀서
목소리가 하도 젊어서
부모님을 위해 찾는 줄 알았소
만나 보니 더 가관이네
마흔 일곱 여인
췌장암이 등으로, 가슴으로, 목까지 번지고
이젠 통증 치료만 하고 있더라구
희망은 접고
인생 아무 것도 아니지?
암, 여한 없이 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