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에 불이 났소 >
불이 났소, 불이!
코로나에서 애나하임 쪽으로 넘는 불
우리 있는 데서는 좀 떨어졌지만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연기, 재, 불 냄새 만으로도
정신이 하나도 없네
사람이 뭘 가졌다거나 이루었다는 말 자체가
가소로운 표현이기는 하지만서도
그나마도 그 모든 걸
정말로 한 순간에 다 잃을 수도 있는 거네
부질없는 인생임을 알았으니
속차리고 살아야 하련만
오늘도 속절없이 난
모래성 한 칸을 쌓고, 그게 내꺼라고
아이고, 언제 철 들려나
*. 이 아찔한 경험은 몇 해 전의 일이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난 철이 못 들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