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시집
2021.08.16 14:39

RE: 새벽

조회 수 73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RE: 새벽 

이월란 (2020-6)

 

눈물처럼 떨어진 해가 다시 떠오른다는 건 유리벽처럼 만질 수 없는 닿을 수 없는 그 너머가 훤히 보인다는 건 쫓기거나 헤매다 튕겨져 나온 흉몽 끝에 한 마리 두 마리 떨어져 내리는 방음벽 같은 새의 벽

 

어둠이 솎아낸 것이 단지 아픔이었으면 하는 건 울창하게 떠오른 새소리로도 묻히지 않는 어제의 고통이 제일 먼저 눈을 뜨는 이치

 

두 발 디딘 나의 집도 둥둥 떠올라 어제와 오늘 사이에 바다가 차오른다면 사막이 번진다면 하는 건 단지 다시 눈뜨는 어제를 버리고 싶을 뿐

 

불모의 간격을 사이에 두고 미리 건져 접시 위에 담길 아침은 마음껏 떠올라 새로울 것 없는 아보카도빛 숲 혹은 늪

 

거리를 두고 벽을 세워도 퍼져나가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되어야 해 밤새 자라 흡반처럼 질겨진 손발로 잠 끝에 들지 못해 다시 타고 오르거나 다시 미끄러져 내리거나

 

오늘따라 새로운 벽이 자라는 소리, 문안처럼 새벽이 온 것은 그 때였어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 제4시집 창세기 다시보기 이월란 2021.08.16 716
56 오래된 가족 이월란 2021.08.16 665
55 바나나 속이기 이월란 2021.08.16 724
54 클래스 바 (Class Barre) 이월란 2021.08.16 756
53 안녕, 눈동자 이월란 2021.08.16 669
52 제4시집 언니 이월란 2021.08.16 772
51 제4시집 다섯 개의 비밀 이월란 2021.08.16 753
» 제4시집 RE: 새벽 이월란 2021.08.16 733
49 제4시집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08.16 760
48 제4시집 오디오북 이월란 2021.08.16 765
47 제4시집 들꽃 이월란 2025.05.17 552
46 제4시집 안락하게 죽이는 법 이월란 2025.05.17 548
45 제4시집 스케이프 고트 2 이월란 2025.05.17 503
44 제4시집 스케이프 고트 1 이월란 2025.05.17 535
43 제4시집 혼혈 이월란 2025.05.17 540
42 제4시집 Mother's Day 이월란 2025.05.17 558
41 제4시집 해당 국가에서의 접근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월란 2025.05.17 582
40 제4시집 얼룩무늬 아이가 태어났다 이월란 2025.05.17 531
39 제4시집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5.05.17 520
38 제4시집 클래스 바 이월란 2025.05.17 541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