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인생 / 성백군
구겨진 낙엽을 본다
이리저리
꼬이고 접혀서 볼품없는 생이
땅 위에 누워있다
지난 세월을
가감 없이 들어내고도
한 점 부끄러움 없는 흉터들
햇빛이 들여다보다가 마음을 찢습니다
없어서 못 먹고
힘이 없어 당하고
배우지 못해 무식하다는 소리에 기죽고
이래저래 가난한 모습들이 모여
꺾기고 접히고 상처 난 자국에
세월의 딱정이가 앉았습니다
이제는 살만하답니다
거센 바람 불어도 쉽게 날아오릅니다
좋은 환경에서 평생 주름살 펴고 산 사람은
작은 바람에도 어찌할 줄 모르지만
구겨진 사람은 구겨진 면이
바람 잡는 손이 됩니다
인생에는 공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