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한 염려 / 성백군
동네 공원 잔디밭에
각종 낙엽이 모여 있다
바람 불면
이리저리 흩어지기도 하고
훌쩍, 뛰어오르기도 하면서
바람이 가자는 데로 실려 가다가
바람 잦아지면 아무 데나 떨어져 뒹군다
나도 그랬다
생활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해보고
신명 나면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잘 버티어 왔는데
어느새 해거름
낙엽이 어스름에 묻혀 잘 보이지 않는다
나도 황혼에 걸렸으니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측량할 게 염려밖에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