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폼 / 성백군
모델 1966년생
드레스 폼은
수선집 지키는 팔다리 없는 장애인
반세기 넘게
시간에 시달리고 사람들에게 부대껴서
여기저기 실밥 터지고 멍울졌지만
주눅 들지 않고 꿋꿋이 서 있는 모습이
하도 의연하여
어떤 비결이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비결은 무슨
날 때부터 팔다리 잘리고 목까지 잘렸으니
걷지 못하고 볼 수도 없었지만
주신 직분 귀한 줄 알아
그 자리에서 분수 지키며 살았더니
드레스 입혀주고 양복도 입혀주고
각가지 인생 경험 다 시켜 주더라며
호객도 못 하고
웃을 수도 없지만
날마다, 손님 맞을 준비 하며
출입문 향하고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