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타고 다니던 자동차가
덜커덩거린다
십오 년을 넘게 탔으니 거를 만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길바닥에서 서면
어떻게 해
전화기도 말을 못 하는데
카톡도 안 되고
삐 삐삐 사용하던 전자기기 모두를 세월에 맞춰 놓았더니
한꺼번에 낡았단다
나도 오래 살다 보니
나이 많아 늙었다고 몸이 삐거덕거리고
정신은 깜박거리는데
그때마다 이놈의 성질은 앞뒤 분간도 못 하고
대책 없이 더 불뚝거린다
망할 놈의 성질머리는
늙지도 않나 봐
세월을 이겼다고 자랑하지 마라.
망하기는 다 틀렸으니 남은 생이 고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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