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보내며/오연희
마지막 밤의 유혹을 기다리는
시월은
고운 단풍 살랑대며 오더니
억새 부대끼는 바람으로
온밤을 흔들어 댑니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11월은
두 개의 채로 둥둥 장구춤을 추며
그대의 가슴을
다급하게 두드립니다
얼기설기 엮인 지난날을 반추해보는
12월은
유혹도 무심도 조용히 내려놓고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보이는 듯 사라진 듯
그대 모습에
회한의 서리
곧
내리겠지요
해를 보내며/오연희
마지막 밤의 유혹을 기다리는
시월은
고운 단풍 살랑대며 오더니
억새 부대끼는 바람으로
온밤을 흔들어 댑니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11월은
두 개의 채로 둥둥 장구춤을 추며
그대의 가슴을
다급하게 두드립니다
얼기설기 엮인 지난날을 반추해보는
12월은
유혹도 무심도 조용히 내려놓고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보이는 듯 사라진 듯
그대 모습에
회한의 서리
곧
내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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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 시 | 시월의 시카고 | 오연희 | 2004.10.27 | 7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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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한해가 또 갑니다. 잘 마무리 하시는 해가 되시길...
오연희 (2004-11-04 12:44:17)
김명남 시인님...
한해가 간다는 의미,
한마디로 표현할수는 없지만
"겉모습은 날로 쇠하지만 속사람은
날로 새롭도다!"라는 성경속의 한구절
을 마음에 담고 싶습니다.
선생님도 좋은 마무리 있으시길 바랍니다.^*^
김진영 (2004-11-10 02:21:25)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11월은
두 개의 채로 둥둥 장구춤을 추며
그대의 가슴을
다급하게 두드립니다>
한 해의 마무리...
뭔지 모르게 몸과 마음이 바빠집니다.
하루는 더디게 마디게 가는데 비하면
일주일은 빠르게
일년은 더 빠르게 갑니다.
시, 잘 감상했습니다. 요즈음 산행하면서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노란은행잎에 반했답니다. 산행 중, 어느 사찰 앞에서 나도 모르게 걸음이 멈추고 은행나무를 바라봅니다. 한 마디로 그 은행나무는 잘 생기도 노란 은행 잎은 황금색으로 최상의 빛을 발하고 아름답다고 감탄사는 저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오늘 비 바람으로 많이 떨어져서 오늘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연희님, 이곳은 겨울을 재촉하는 비 바람이 많이 내립니다. 늘 행복하십시오.
안녕하세요. 김명남 선생님 반갑습니다.
미국에 와야 뵐 수 있군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오연희 (2004-11-10 15:46:23)
진영님..고맙습니다.
이시의 포인트를 딱 찝어서 올려주시니
아...역쉬!~~~를 연발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지난번 등산길에서 받은 진영님의 은행잎 예찬을 듣고 시를 쓰고 싶은 충동이 솟아...
귺적거려 보긴해봤는데 잘 풀리지를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황금빛 은행잎이 흩날리는 가로수를 걷고 싶네요. 두손 꼬옥 잡은채로...
오늘밤에 남편에게 프로포즈를 해볼까나?음...
아차차..오늘따라 남편은 출장을 갔네요.
하여튼 전 이렇게 삔또가 안 맞는다니까요.ㅎㅎㅎ
진영님...아름다운 산행 되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