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가다/오연희
북한보다 아프게 와 박혔던 이름
미국보다 멀어 엄두도 못냈던 땅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던
세월을 넘어
금호고속은 달렸다
지방색 바리케이트가 버스 바퀴에
나 뒹굴어지고
살 얼음 풀어진 저수지
하얀 연기 오르는 기와집이 걸린
차창이 따뜻했다
벌곡 휴게소를 지나
잠시 들린 여산 휴게소
갖 구운 호도과자의 달콤한 향기
입안 가득 고이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남진의 시큼털털한 가락에
휘파람 실실 불고 싶었다
미국에서 온 경상도 문딩이가
전라도 광주에 갔다.
2005년 2월 12일
<심상 2005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