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맛사지/오연희
꽃잎 차를 마시며
촉촉한 기분에 젖는데
애 띤 소녀
따끈한 물 한 대야 내려 놓고
다소곳이 무릎 꿇는다
번듯이 누운 손님 발
지긋이 당겨
정성스레 문지르고 씻어
포근한 수건에 감싸 안는다
이 호사를 받기 위해
붐비는 대합실
몇 푼 던져주고
발에 먼지 털듯이 떠나가 버리는 사람들
상해에는
거리에도 공항에도
대야에 담긴 발 그림의
묘한 광고가
눈길을 끈다
주는 자 받는 자 사이에 사랑이 없다면
참 슬픈 이름
발 맛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