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어머니

posted Apr 1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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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오연희


유난히 체구가 작으신
구순의 어머니
그 속에서 나온 장대 같은 세 아들
기역자로 굽으신 허리
한 껏 펴
바라만 보아도 원이 없으시련만

100 년 만에 내린 폭설로
큰 아들 공장은 내려앉았고
일본으로 돈 벌러 간 둘째 아들
소식 끊긴지 몇 몇 해

미국 사는 막내아들
어머니 뵈러 간다는 말에
우리만 호사하면
힘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며
극구 말리시더니

어머니 보고 싶어 가야겠다는
막내아들 단호함에
니들 오냐?
진짜 오냐?
전화선 타고 흐르는  들뜬 음성

살아 갈 낙 하나 붙드신
우리 어머니


2004년 미주문학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