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근황(近況)

posted May 2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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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近況)/오연희



습하고 어두운 기운이 가득하다
검정색 옷 탓만은 아니다
몇 되지 않은 조객
화려했던 망자의 이력이 무색하다

둘러보니 아는 사람이 없다
아, 한 사람
저 앞에 누워있는 그 사람
전해들은 근황만으로
아는 사람

한 동네 산 적이 있었다고
혹은, 직장 동료였다고
밤길을 달려 오기에는
이민의 삶이 좀 빡빡하긴 하지
그래서 그런가

병도 죽음도
알려지기를 꺼려했던 자존심
그래서 그런가

극도의 그리움과 외로움은
품고 가는 것이라던
그래서 그런가

살다간 흔적조차
지우려 했던 걸까

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