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거울이 민망하다

posted Jan 11, 200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거울이 민망하다/오연희


옷장에 촘촘히 걸려있는 옷들
저도 나도
숨통이 막힌다

버리기는 아깝고
추려 낼 시간도 없다면서
짬만 나면
또 사다 건다

오늘에 몸 맞추다
뒷전으로
밀려난 시절들

가슴에 바람 솔솔 드는 날
빛 바랜 시간 끄집어 내
오늘 위에 걸쳐본다

어긋나 버린
세월의 간격
거울이 민망하다


-미주문학 2006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