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하나 털어 놓고 싶은 날/오연희
무슨 색이라 딱히 이름 할 수 없는
온갖 빛깔의 꽃들이 무리 무리
물결을 이루고 있다
그 길 따라 숨 막힐 듯 만개한 벚꽃이 눈짓해 대는
오늘 같은 날은 가슴 아렸던 비밀 하나
털어 놓고 싶다
단발머리 중학시절 친구 오빠였던
그를 본 순간 가슴이 콱 막혔다
선배언니를 좋아했다던 그 내 가슴에서
떠나 보내던 날
내 눈에 그렁그렁 맺히던 벚꽃 몽우리
나를 숨막히게 하던 저 벚꽃
저기 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