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술떡

posted Mar 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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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떡/오연희


성가대 간식으로 나온 술떡을 먹는다
순한 막걸리 냄새가 나는 술떡
오빠의 사랑과 나의 고집이 범벅된
눈물을 먹는다

두 살 터울 언니랑 싸운 날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 엄마에게
반기를 든 단식 투쟁
‘나 죽을거야’ 를 선언하고
문을 잠궜다

눈 앞에 먹을 것만 오락가락하던 순간
“나야…”
은근한 오빠의 음성이 들렸다
“이거…”
쑥 밀어 넣어주고 사라진 오빠
영영 사라진 오빠

덤덤한 술떡을 먹으며
이제 그만
담담해 지고 싶은
오늘 간식은 술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