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
오연희
육중한 몸집 첨벙거리며 파도를 일으키는 여인
수영장의 아침을 깨운다
의족에 의지한 채 간신히 걸음 옮기던 노인의
옆구리를 툭툭치는 물살 시침 뚝 뗀다
제비처럼 날아다니는 날렵한 젊은이
빽빽거리는 아이들까지 피부빛깔도
언어도 퍼덕거리는 물 짓도 각양각색이다
선을 그어놓은 세 개의 칸 속에는
몸 부딪치지 않고 눈길 맞추지 않고
제 몸짓에 몰두하는 물개들
수영장 반을 차지하는 오픈 된 공간에는
스치로폴로 만든 아령을 든 채
눈짓 몸짓 제 멋대로인 물개 축에 끼지 못한 사람들
물안경 너머로 동동거리는 하체들
엄마의 자궁 속인 양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다
건강한 몸도 불편한 육신도
물 좋은 인어가 되는 곳
댄스뮤직만 흘러나오면 축제 한바탕 벌어질 판이다
-2008년 심상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