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눈 돌린 사이
냄비 바닥에 두껍게 달라붙은
숯 검댕이
그 무심의 시간을 긁어내다가
문득
그대와의 약속을 떠올립니다
마음의 눈 돌리면
타 버릴 가슴
저 시커먼 숯에 비할까요
느슨했던 관심의 끈 아무리 당겨도
되돌려 놓을 길 아득하겠지요
허랑한 낭만을 부추기는 세대에
한번 맺은 약속 끝까지 지키는 것
쉽지 않지만
한 사랑으로 한 생을 채우는
여한 없는 인연
나 오늘 바라는 것
그것 뿐입니다
-결혼 기념일에-
2008년 4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