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바닷가에서

posted May 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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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오연희



노을과 바다의 입맞춤

아슴한 배경으로 흐르고

팔만 뻗으면 손 닿을 바로 거기

펄떡거리는 고래 떼

짙은 실루엣으로 춤추는

맨하탄 비치


양손에 들린 신발로 훨훨 날개 짓 하는

맨발의 연인들 그 촉촉한 발자국

선명하다

모래사장에 새겨진 뜨거운 사랑의 고백

온통 출렁인다


얄팍하게 펴놓은 안개 위를 떠다니는 듯

종종걸음치는 갈매기 태초의 기억만으로

한 생을 사는가


포스근히 어둠이 내리면

비릿한 해조음에 사랑을 실어

영원을 노래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