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5 10:19

조회 수 127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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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연희


살아있는 자가 살고 싶은 곳은
오직 집
당신 살아있다고 발은 늘 침대 밖으로 달려간다는데
떨어져 죽어도 가야 한다는데
그러다가 진짜 죽어요
병원침대에 묶여 피멍으로 얼룩진 아버지의 손목과 발목

침대에서 해결해야 하는 생리
갓 태어난 아기처럼 기저귀를 채우네
생명의 뿌리 거기 있었어도 없었던 것처럼
사람들, 안 본 듯 보네
보면서 안 보네

목뼈 사이사이 움푹움푹 우물 목걸이 두르고
초승달 눈 합죽한 입 헤 벌린
벌떡 일어나  
얼쑤! 어깨춤이라도 출 것 같은 저 표정
하회탈

저, 누군지 아세요…?
내 이름
아버지 입 속에서 활짝 피었다

가슴에 이름 살아있는데
살아있는 자가 가고싶은 곳은
집 뿐인데…


2010. 3. 3

?
  • 오연희 2015.08.12 06:34
    김진학 (2010-03-18 08:20:25)

    집.....
    그 따뜻한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곳...
    프로 주부다운 집과 아버지의 회상,
    그 행복한 이름...



    ^^*



    오연희 (2010-03-24 19:46:22)

    선생님..
    선생님의 흔적을 뵐 때마다
    빚진자의 심정이 되네요.
    집...그래요. 정말...행복한 이름이지요.
    호흡하고 있어도 집에 머무를수 없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을수 있는 일인데..
    자신만은 피해갈듯 살아가고 있네요.

    선생님 평안하시지요?
    에고..인사한번 빠르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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