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외 아들 암 투병의 날이 끝을 향해
치닫고 있을 즈음
한국에서 날아온 그 부모
앙상한 아들 붙들고 꺽꺽 억장 무너지는 울부짖음
귀 있는 자들 온통 가슴 저몄는데
눈물 잔치 폭풍 몰아치듯 지나고 나니
텅 빈 배속
모래라도 삼켜야 하는 산목숨
눈물보다 더 짙은 본능 따라
근처 식당 한구석
국밥에 머리 박고 있는 노부부의 뒷모습
저리 슬픈 그림 어디 또 있을까?
눈시울 적시며 나도 한술 뜨고 있는데
거짓말처럼 들려 온 음성
"영감…. 이 집 반찬이 좀 싱겁지요?"
몹쓸 입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