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9 21:07
어느 로사리오 인연 - 이만구(李滿九)
오월, 성모성월 라일락꽃 피던 계절에
꿈 많은 로만 칼라 매시고
새로 오신 신부님
먼 이국땅, 장미의 도시에서 교포사목하셨다
처음 혼배성사 집전하셨던 신부님
바다 낚시하던 날이었지
헤쳐 모여 덕기형 집에서 회식은
세월 지난 지금에도 참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친교 시간 함께 어울려 볼링 칠 때는
해맑은 웃음 지으시며
공과 핀사이, 그 작은 간격
'깻잎 한 장' 차이라 이름 부르시고
위트 있게 위로하시던 정 베드로 신부님
이제 세월이 흘러, 캘리포니아 산길 넘으며
아내랑 성당 주일미사 드리러 가던 중
그해 겨울, 눈 오던 날
그 전화가 정작 마지막이었다고
주일에 강론 후 선종하신 신부님 이야기했다
꽃다운 시절, 이국에서의 로사리오 인연
우리에게는 결코 잊지 못할
은총의 사람이었다고
매년 한가위 미사 때마다 신부님의 명복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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