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4 14:23
박꽃 - 이만구(李滿九)
순백의 그리움 피는가
지붕 위 넝쿨 속
환히 달빛 비쳐 보이는 미소로
밤이슬 머금고
피어나던 청초한 박꽃
살아가면서
어쩌다 당신 안에
조금이라도 역겨움 있다면
그런 티 없는 순수함
한 번쯤 생각해 보아요
세상 바라보는 눈
마음속 애증이 싹틀 때
애써 지우고
그 자리에
다시 심어 보는 박 씨 한 톨
올해 가을에는
새로 만든 표주박으로
맑은 물 떠 마시며
청빈과 겸허의 꽃
당신 마음 하얗게 피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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