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4 15:00
망향 - 이만구(李滿九)
첫눈 내리는 계절에 나는 가을산을 오른다. 황혼빛이 어머니 품처럼 따스하다
인디언추장이 호령하던 정상은 옛 요새지였다고, 산 위의 갈까마귀 까옥거린다
나는 이곳에 와서 포근히 반겨주는 이 산을 어머니의 큰 산이라 믿고 오른다
굽이진 저 능선을 돌 때면, 바람이 날 부른다. 이제 오냐고 나무라며 소리친다
어릴 적, 눈 쌓인 산 풍경은 간 곳 없다. 노을 진 외송과 하얀 억새꽃이 그립다
이곳에서 요즘 생활은 환절기 입맛처럼 쓰다. 저녁 한기에 옷깃 여미며 몸을 추스른다
표지석에 기대어, 먼 고향 쪽 항구의 낙조 놓치지 않으려 나는 숨 가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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