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3 09:38
귀로의 밤 - 이만구(李滿九)
바람 둘 곳 없던
방황의 상념
어찌, 내일 위하여 쉬이 잠들 수 있을까
세월의 그리움 안고 서성이는
길 위에 서서
헤아려보는 마음
다시금, 기도하는 시간이었다
산 짐승 울어 지쳐
이슬 맺힌 빈 들의 풀잎 위에도
새 날의 아침은 오는가
점점 멀어져 가는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회한의 소리
먼 길 돌아 고향에 오기까지
달빛에 스치고 간
지나 온 한평생
그 걸어온 발자국 따라
허공 속에서 눈먼 하얀 나비
빛을 따라 떠나고
달그림자 내려 먼 산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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