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4 15:28
튀르키를 삼킨 눈물 연선 - 강화식
푸른 빛을 입고 지진 광이 섬뜩하자
까마귀 떼가 울부짖는다
감각기관이 민감한 동물들의 빠른 신호 뒤에
굉음이 우르르 쾅쾅, 건물들이 주저 앉는다
무엇을 향한 분노인가
시야를 분간 할 수 없는 매캐함 속에서
여전히 여진을 불러오는 공포가 세포 속에 파고들고
먼지와 잔해에 갇혀버린 남녀노소가
같은 날 나비가 되어 날아갔다
내려 앉은 돌 기둥 사이에서 울부짖는 소리
호흡이 달아나서 뻣뻣해진 딸의 손을 놓지 않는다
아버지의 깊은 목젖 떨림은 한계의 끝에 서고
놀라움 속 기억이 곤두박질치자 잦아드는 울음
탯줄을 안고 홀로 살아남아 기적이라 붙여진 이름 ‘아야’
힘을 모은 사투가 간간이 호흡으로 이어졌지만
기적을 뒤로하고 사라진 희망의 무지개들
긴 숨을 몰아 낼 때마다 근 막에 저장되는 기억들이
관절들은 굳게 하는 통증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다친 마음이 깊지만 트라우마로 자리 잡지 않길 기도한다
다시 일어나라 형제의 나라 옛 터어키여
기록을 활자로 남길 수 밖에 없는 물리적 제로를 자르고
마술의 힘을 빌어 영혼이라도 달래줄
기적을 보내고 싶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 | 사랑의 마지노 라인 | 강화식 | 2022.02.18 | 17 |
38 | 핑계의 지도 | 강화식 | 2022.03.08 | 18 |
37 | 아침 햇살이 다시 스며든 성전 [2] | 강화식 | 2020.11.23 | 25 |
36 | 11월의 그림자 (변명을 위한 편법) {11월(마름달)의 시} [1] | 강화식 | 2020.11.28 | 27 |
35 | 안경을 부서트린 여자 | 강화식 | 2021.09.30 | 29 |
34 | 하얀 시그널 (2월의 시) [2] | 강화식 | 2021.02.03 | 33 |
33 | 동백 김치 | 강화식 | 2022.02.01 | 34 |
32 | 외 할머니와 식혜(추석 전야) {10월(하늘연달)의 시} [1] | 강화식 | 2020.10.06 | 35 |
31 | 아버지 날의 기억 (감나무 집 둘째 딸) | 강화식 | 2022.06.17 | 38 |
30 | 메타버스의 진실은? | 강화식 | 2022.04.17 | 39 |
29 | 봄의 밀도 | 강화식 | 2022.04.27 | 42 |
28 | 주변머리 있는 삶 [1] | 강화식 | 2021.09.02 | 43 |
27 | 느낌대로 | 강화식 | 2022.07.16 | 43 |
26 | 엄마의 섬 ? [3] | 강화식 | 2020.08.22 | 44 |
25 | (연작시 2) Poison [1] | 강화식 | 2021.02.20 | 47 |
24 | 불행은 전염되나? (산문 시) | 강화식 | 2022.05.29 | 47 |
23 | 9월의 반란 {9월(열매달)의 시} [4] | 강화식 | 2020.09.07 | 48 |
22 | 달과 나 (동시) [1] | 강화식 | 2022.01.08 | 48 |
21 | 서성이는 그림자(주변머리 없는 꿈) [1] | 강화식 | 2021.08.29 | 49 |
20 | 무궁화의 전설 (연선 -강화식) [1] | 강화식 | 2020.10.15 | 51 |
벌써 1년 이 되었다. 깊은 병에 시달리는 지구에게 따뜻한 기도를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