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에 고인 물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Jul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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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에 고인 물 / 성백군

 

 

밟지 말라, 아프다

 

어떤 빗방울은 바다에 떨어지고

또 다른 빗방울은 강에 떨어져

살기가 넉넉한데, 나는 길바닥에 떨어져

하루하루 견디기조차 버겁다

 

, 밟아

그래도 살겠다고 모여

산도 넣어보고, 하늘도 담아 보는데

구정물 튀기지 말라

바짓가랑이 더럽히고 미끄러지면

몸 상한다

 

운 좋아, 높은 자리에 올라

권세를 누리는 자들아

서민 아껴라

길바닥에 고인 물이 먼저 비상하여

나라를 살리는 단비가 되는 줄을

 

네가 알랴

 

   1404 – 07062024